2009년 04월 08일
[安經]가장 힘든 일은 진실을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
모든 생물은 주변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적응하지 못할 경우 생존할 수 없는 어떻게 거스를 수 없는 큰 이유 때문이겠지만, 그 중에 사람이라는 동물이 가장 적응력이 뛰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끄적이는 자도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한지 어언 1년이 다 되어간다. 솔직히 그동안 힘든 일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딱히 크게 좌절할만한 일들도 없었던게 사실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기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고 그에 따라 적응하다보니 슬슬 취미생활을 할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직장에서 일하고 돈을 버는 상황은 예전에 단지 학교에서 수업 듣고 실험실에서 지낼 때와는 상당히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을 이런 말로 비유하기는 조금 어색하긴 하나 원래 기부나 봉사활동은 돈이나 시간이 많을 때 하기 쉬운게 아니라, 자신의 일을 하는 시간을 쪼개고 생활비 중에 알뜰살뜰하게 남겼을 때 하기 쉬운 것이니까. 마찬가지로 취미생활이라는게 시간이 많다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쁜 업무 중에 잠깐 잠깐 할 때 더 잘 할 수 있는거 아닌가?
최대한 살림살이를 늘리지 않겠다는 다짐과 명목 하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취미생활은 지양하고 있으나, 슬슬 취미생활의 결과로 책들이 하나둘씩 구석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번 '安經'에서 소개할 작품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로 원제는 『The Lincoln Lawyer』인데 원제나 역제를 봐서는 재판마다 승승장구를 해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진 변호사가 나올 것 같은데 실상은 약간 차이가 있었다. 물론 그 변호사가 정의만을 위해서 싸워서 이기진 않았을 것이라는 음흉한 눈길은 정확히 꽂혔지만...
이번 작품은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가 쓴 작품으로 끄적이는 자는 이번 작품으로 이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아니고 원래 이번 '安經'에 쓰려고 했던 작품을 통해서 만났고 그 작품을 읽고난 바로 뒤에 구매하여 본 작품이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이다. 업무상 음주가 잦아서 그런지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기억과 감동이 예전과 같이 오랫동안 생생하게 남아있지 않은 관계로 가장 최근에 책장을 덮은 작품을 먼저 소개하게 된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는 아무래도 존 그리샴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安經'에서도 가장 많이 소개된 작가와 작품일 것이다. 어쨌든 존 그리샴이 그린 변호사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변호사의 모습이라고 하면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변호사는 단지 의뢰인의 승리만을 위해서 싸우는 가장 현실적인 변호사의 모습이라고 할까나?
작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두 명의 전처 중 한 명은 지금 자기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하고, 다른 한 명은 현직 검사인 화려한 가족 경력을 가지고 있고, 뒷골목에서 생활하는 의뢰인들을 상대로 검찰의 기소를 무마시켜 무죄나 형량을 엄청 낮추는 승리를 얻어내고 그 대가로 상당한 액수의 의뢰비를 받는 형사법 변호사 미키 할러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창녀를 폭행하여 기소된 범죄 경력은 깨끗한 돈 많은 부동산업자가 주인공에게 변호를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평소처럼 의뢰인이 실제로 죄가 있든 없든 불리한 증거를 하나씩 없애려고 갖가지 인맥 등을 동원하여 자체 수사를 시도하는 도중 자신이 맡은 의뢰인이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자체 수사관인 가장 친한 동료가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을 겪게 된다.
그 이후 의뢰인의 수상한 행적을 살펴보다 예전에 이번 사건과 비슷한 창녀를 폭행하고 강간한 후 살해하여 기소된 자신이 맡았던 의뢰인이 정말 무죄였는데 자신만의 잣대로 타협을 봐서 결국 무고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의뢰인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총이 자신의 동료를 살해한 무기이며 그 총이 자신의 의뢰인이 가지고 자신을 협박하는데...
끄적이는 자가 차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최근에 차가 필요하여 이리저리 알아보고 다니다보니 길거리에 세워둔 차에도 관심이 가는 상황에서, 도대체 '링컨'이 어떤 차인지 실제로 보지 못하다보니 왜 하필 제목이 하고 많은 차 중에서 '링컨' 차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다 TV에 나온 광고를 보니까 멋지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실제로 모델을 보지못한 끄적이는 자로서는 아무래도 가깝게 와닿지는 않았다.
모든 변호사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특히 형사법 변호사는 이번 작품의 주인공과 같은 변호사가 대다수가 아닐까 싶다. 흔히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변호사는 정의의 편에 서서 범죄를 저지른 악인을 응징하거나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약자를 위해서 어둠의 세력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이지만 말이다.
검사는 범죄를 저지른 자를 형법으로 그 죄값을 받게하는 것이 직업이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 일이겠지만 막상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이 실제로 죄를 짓든 안 짓든 의뢰를 할 경우 최대한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서 변호하는 것이 직업이다. 물론 '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처럼 죄를 짓고도 거액의 의뢰비를 써가며 요리조리 피하는 사람들을 보면 괘씸한 생각이 들겠지만, 그렇다고 그 의뢰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변호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직업에 충실히 하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돈 앞에 정의를 무참하게 짓밟아도 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진실은 진실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정의 역시 수많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선량한 사람들을 위해서 꼭 살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예전 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처럼, 양심과 도덕과 법은 결국 서로 다른 범위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번 작품 역시 결말부분에서는 큰 죄를 지었든 작은 죄를 지었든 죄인은 죄값을 치르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지만 작가가 말하려는 주제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 문구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법은 진실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곳엔 오직 타협과 개량과 조작만 있을 뿐이다."
- 끄적이는 자, 우비(woobi@hanmail.net) -
# by | 2009/04/08 15:26 | 우비의 安經倉庫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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